다리와 같은 건축물
부산 오페라 하우스가 도시와 바다를 연결하는 다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 다리를 통해서 누구나 바다로 나가고 바다에서 들어올 수 있는 관문 같은 건축물을 만들고자 했다.
시민들을 위해 열린 건축물
부산 오페라하우스가 ‘시민들을 위한 건축물’이 되도록 계획했다. 오페라하우스의 지붕을 시민들을 위한 마당으로 내어주고, 누구나 지붕에 올라 하늘과 바다를 보고 산책 거닐 수 있는 열린 광장이 되도록 계획했다. 어떤 방향으로도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고 모든 공간이 연계되고 열려있는 건축물을 계획하였다.
볼거리가 아닌 느끼는 건축
바다와 도시의 이미지를 살린다고, 특정한 형상을 유추하도록 설계하진 않았다. 그런 방식으로 계획하면 볼거리 이상은 안 될 것 같았다. 부산 오페라하우스는 시민들을 위해 공간을 내어주며 시민들이 건축공간을 경험하고 느끼도록 계획하였다. 그 대표적인 예는 모든 공간을 이어주는 체험의 공간으로서 고안된 동굴이다. 동굴을 만든 것은 대지가 좁아 곧바로 지붕으로 올라갈 수가 없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우회로를 두지 않고 좁은 동굴이란 공간을 만들어 시민들이 지붕에 오르며 활짝 펼쳐지는 바다를 극적으로 맞이하는 놀라움도 느끼고, 바닷가 쪽에서 도시로 들어올 때 부산의 모습을 새롭게 볼 수 있는 장치로 고안되었다.
최고의 오페라 공연이 가능한 건축
부산 오페라 하우스는 최고의 오페라 공연이 가능하도록 계획하였다. 특정한 형태, 특히 지붕 형태로 인하여 내부의 공간이 왜곡되는 것이 아니라 건축물 자체가 악기가 돼 최고의 음향이 나올 수 있도록 형태가 반영되었다. 따라서 부산 오페라하우스는 특별한 모양을 주장하지 않고, 그 자체 그대로 최고의 오페라 극장을 담을 수 있었다.
구심점이자 원심점인 공간
부산 오페라하우스는 외부의 모든 방향을 향해 펼쳐져 보이기도 하고, 주변의 모든 것을 끌어안기도 한다. 오페라 하우스가 담아야 할 것은 단지 오페라라는 기능만이 아니라 도시와 시민들의 많은 요소들이 모이는 중심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부산 오페라하우스는 부산항, 즉 북항의 중심이자 부산의 상징적인 중심을 넘어 시민 문화의 중심이 되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명품 건축물
세계적으로 뛰어난 건축은 단순하다. 역사적으로 길이 남는 건축은 단순한 것이 대부분이다. 오페라하우스는 기능적으로는 매우 복잡한 건축이지만 군더더기 없이 쉽고, 명확하고, 간단한 건축적 장치와 조형을 통하여 해결하려는 것이 부산 오페라하우스 건축계획의 의도이다. 마치 좋은 도자기를 빗어내는 것과 같이 그 안에 최고의 예술과 문화, 부산의 역사와 애환, 시민들의 희노애락을 담을 커다란 그릇을 담는 마음으로 부산 오페라 하우스를 계획하였다.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사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