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후에도 시민들의 사랑 받도록 설계

'스포원 파크'(SPO1 Park)로 불리는 금정체육공원은 원래 2002 부산 아시안게임의 농구경기장(실내체육관), 테니스 경기장, 사이클 경기장을 제공하기 위해 조성되었다. 전 세계인들의 이목이 쏠리는 큰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야 하고, 1,000억 원 이상이 투자된 시설이 대회 후에도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으로 남아 있도록 해야 하는 과제였다. 


먼저 대상지가 도시철도와는 거리가 있는 위치에 있고, 인근에 고속도로 IC가 있어 방문객 대부분이 차량을 이용해서 접근해야 하는 점, 수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모이는 대단지 경기장의 특성 등을 고려하여 접근성과 편리한 이용에 설계 주안점을 두었다. 이를 위하여 서 측 주 출입구에서 들어오면 먼저 진입광장을 만나게 하고 여기서 각 경기장 입구를 찾아가게 했고 보행진입 축을 큰 연못이 있는 중앙광장까지 연계했다. 향후 시민들의 이용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족공원 및 다목적 잔디광장과 3개의 경기장을 동서남북에 배치하고, 사면 모두에 주차장을 분산하여 원하는 목적지 근처에서 쉽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게 하였다. 더구나 대상지는 산이 감싸 안은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곳이라 이러한 특성을 살려 최상의 친환경적인 경기환경을 제공하고, 경기 후에도 시민들의 사랑받는 곳이 될 수 있도록 우수한 공원으로 조성하였다. 수목이 우거진 가족공원과 다목적 잔디광장 외에도 전체 단지가 조경이 잘 된 체육공원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건축물 자체는 모든 경기장을 건물 외벽과 경기장 외벽의 이중 외피 개념으로 계획하였는데 실제 경기가 일어나는 곳과 외부의 공원을 연계하는 중간영역을 두어 경기 시에는 경기장을, 평상시엔 외부공간을 위한 로비이자 지원시설이 되도록 하였다. 추후 상업적인 경륜장(Cyclodrome)으로 사용될 사이클 경기장은 물론이고, 실내체육관과 테니스 경기장도 이 전이공간을 활용하여 다양한 기능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평면은 이용자들이 쉽게 공간을 읽을 수 있도록 간단하게 구성하였고, 이는 최우선인 안전을 위한 배려이기도 했다. 또한, 최고의 경기와 신기록들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자재와 기술, 디테일과 마감처리까지 최상의 기능적 요구를 충족해야 했다. 외관은 재료도 점토토석벽돌, 화강석 그리고 알루미늄 패널 등을 정선, 심플하고 명확한 조형언어를 사용하여 전체 분위기를 일치시켰다. 


돌이켜 보면 언론들의 관심집중으로 말도 많았던 이 대형프로젝트를 맡아 잔재주로 의욕이 앞선 조형적 시도를 하기보다는 차분한 마음으로 단정한 건축과 공간을 조성할 수 있었던 것은 다행한 일이었다고 생각된다.  (글 : 김승남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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