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들의 회담장... 솔밭 속 원두막 형태로 설계 

누리마루 APEC 하우스는 2005년 부산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기구(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의 회담장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조성되었다. 건물이 들어설 곳은 동백섬 끄트머리에 있던 수산과학원 자리로 오륙도와 이기대를 마주 보고 있고, 오른쪽으로는 광안대교가 보이고 왼쪽으로는 대한해협의 수평선이 펼쳐지는 곳이다. 이러한 아름다운 풍광을 거스르지 않고, 동백섬에서 달맞이 언덕까지 어머니 품처럼 바다를 감싸 안고 있는 부산 특유의 바닷가 정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한국의 전통적인 ‘집 짓는 마음’을 전하는 데 설계의 주안점을 두었다. 


건물의 용도가 세계 정상들의 회담장이라는 점에서 어떤 형태의 건물이 되어야할 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한 끝에 ‘소나무 숲속에 들어 앉아있는 원두막 또는 정자’와 같은 느낌이 드는 원형의 건축물을 조성하기로 하고 필로티 형식으로 지면에서 들어 올렸다. 한국 전통건축의 원형에서 우러나오는 한옥의 구조미와 공간감, 그리고 단청과 같은 색감을 세계 정상들에게 전하려고 했다. 또한, 세계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장소인 만큼 안전과 경호를 최우선으로 고려, 경호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받아 세심하게 설계에 반영했다.  


비록 규모는 작았으나 엄청난 중압감을 갖고 매달렸던 프로젝트였다. (글 : 김두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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