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산업 이끌 108m x 243m의 거대 무주 공간 

악조건 속 도전...부산 건축역사에 남을 시설 조성

전시컨벤션센터는 국제박람회의 전통이 상설공간으로 건축화된 유형이다. 국내에선 이미 1979년 서울 KOEX(지금은 COEX)가 만들어졌고, 부산에서는 1996년 BEXCO(부산전시컨벤션센터) 조성에 착수하였다. 건립 당시 BEXCO는 특별한 부산의 소명을 부여받았다. 부산을 이끌 신성장동력으로서의 MICE 산업을 이끌 기반시설이 되어야 했으며, 동시에 옛 수영비행장 공공용지를 부산의 강남으로 개발하는 밀레니엄 프로젝트 ‘센텀시티’의 앵커시설로 기능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였다. 그것도 IMF 관리체제 아래서 민간참여를 포함하여 1,600억의 제한적인 예산으로 부산의 건축 역사상 유례가 없는 유형의 시설을 조성하는 것은 사업과 설계 양면에서 크나큰 도전이었다. 부산에서 이러한 컨벤션 공간이 없었고, 따라서 건축경험도 전무한 상태에서 현대건설과 T/K를 통하여 당선되었기에 선진사례의 벤치마킹과 경험 있는 외국사와 협력을 통해 세계인들의 다양한 욕구에 부합하며 기능성, 편리성, 쾌적성 등 모든 면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최첨단 전시컨벤션센터를 탄생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한, 급변하는 업종 및 규모 등에 융통성 있게 대응할 수 있는 가변성, 그리고 별동의 전시장들로 구성되어 불편하다고 느꼈던 타 사례와는 차별되게 하나의 Complex 안에서 전시컨벤션 기능뿐만 아니라 실내외 오픈스페이스, 휴게, 문화, 식음 등 모든 요구가 충족되도록 One-Stop Service를 제공될 수 있도록 자족성과 연계성을 구현하고자 하였다.  


배치계획 

센텀시티에 거의 최초로 들어설 앵커시설인 만큼 배치계획은 향후 센텀시티 전체의 도시맥락을 결정하는 초석을 놓는 작업이었다. 주간선도로인 해운대로에 도시적으로 대응하여 입구성과 인지성을 부여하면서도 남서 측에 넓은 앞마당을 두어 향후 들어설 수많은 주변 건축물들의 중심광장 및 공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기반으로 장산-올림픽공원-APEC 나루공원-수영만-수영강으로 이어지는 오픈스페이스 및 녹지체계의 초석이 되고자 하였다. 건축적으로는 향후 컨벤션 센터 자체의 증축 등 확장성을 고려면서 주변 부산시립미술관, 대형 백화점 등 머지않은 미래에 센텀시티 전체가 일상과 관광의 메카가 되는 매력적인 지역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연계성을 고려하였다.


평면계획 

전시장은 단일 무주(無柱)공간(108m x 243m)이 3개의 개별공간으로 분할 가능하도록 가변성을 부여하였고, 상부 108m Tapered Section(곡선형 단면) 트러스로 극적이며 변화 있는 공간감을 제공한다. 전시장의 물품 반, 출입 및 설치를 위한 Back of House (부속실동)의 서비스 동선과 전면 대규모 Glass Hall로 크게 나뉘는 이용객 동선의 엄격한 분리로 단순, 명료한 전시관람동선 확보와 전시장 진입을 분리하여 혼잡을 방지한다. 컨벤션센터 1, 2층 회의실은 집회, 회의, 연회 등의 특정 용도 및 규모에 따라 적합하도록 가변성(10개 실 분할 가능)이 고려되었으며, 통역시설, 방송, 통신시설을 갖춘 다 기능적 스페이스 프로그램의 활용이 가능하다. 각층 평면에서 알 수 있듯이 실별 상호기능보완 관계가 충족될 수 있도록 회의실, VIP ROOM, 사무실, 주방 등을 근접 배치해 각 기능별 용도에 따른 연계성을 높였다. 


단면계획 

전시장, 회의장, 볼룸 등 용도 및 기능에 맞는 층고 계획으로 기능별 독립성을 확보하였다. 전시장은 최소 12m 층고 확보로 전기, 설비, 조명, 음향, 보안, 감시설비를 수용하여 다양한 전시행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경사진(5”) 지붕으로 인해 12m-20m 천장 높이로 변화되어 다양한 공간을 연출하였다. Glass Hall은 전면 유리를 통한 자연광의 실내도입과 상부 자연 환기 개폐창이 설치되어 쾌적한 환경유지가 가능하며, 또 각종 전기, 설비보수와 청소 등을 위해 캣워크(Cat Walk:상부 점검통로)를 설치하였으며, 다양한 전시연출이 가능하게 하였다.  


입면 계획 

입면은 전시컨벤션을 찾는 방문객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계획하였다. 그들에게 전시컨벤션 센터는 기능적으로는 커다란 창고와 유사하지만, 성격으로 보면 최상의 상품을 소개하는 박람회이고, 많은 사람이 모이는 커다란 장터이며, 일 년에 몇 번 경험하는 축제의 공간에 가깝다. 그래서 건축적 원형을 산업혁명의 성과를 세상에 알리는 영국 런던의 수정궁이나 프랑스 파리 박람회와 같은 공간에서 원형을 찾았고 이들에게 밝고 넓으면서도 센텀시티의 풍경을 담는 비일상적 공간을 조성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의도는 주로 전시장의 얼굴격인 Glass Hall에 구현되었는데 모든 입면을 유리 커튼월로 조성하였다. 기능에 부합된 거대 공간의 단순미의 바탕 위에 광장을 보듬어 안은 형상의 곡선 라인, 경사 지붕 구조, 68”, 79”의 각도를 가지는 3차원 노출 철골트러스의 기하학적 형태와 하나도 같지 않은 큐빅형 유리 등은 이용객에게 시각적인 긴장감과 쾌적한 극적 공간감을 부여하며 주변 건물과 시각적으로 연계되도록 하였다. 이러한 입면의 구현은 건축기술 상의 도전이었고, 그러한 노력 덕분에 지금도 부산을 대표하는 신성장 MICE 공간으로 세계인들을 불러모으고 있는 것 같다. 


제2 전시관 및 오디토리움 

BEXCO가 건설되고 10년이 채 못 되어, 부산시는 제2 전시관(신관)과 오디토리움을 건축하였고 이 건물들 역시 고유의 기능성뿐만 아니라 도시맥락성, 연계성, 확장성, 오픈스페이스와의 조화 등 많은 부분에서 초창기 건축 의도에 부합하여 조성되었다. (글 : 김승남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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