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내부, 카와마타 타다시의 Big Nest
BOTANICA 전시 포토존
한석현의 다시, 나무
Exhibition, October 2018
동아시아 현대미술전 BOTANICA
:부산시립미술관 기획전시
주말을 맞이하여 저번 주에 벡스코에서 열린 호텔 페어 전시를 보면서 멀리서 봤던 부산 시립 미술관의 보태니카 전시를 보려고 결심하고 있었다. 전시를 보려고 생각한 이유는 첫 번째로 부산 시립 미술관을 일신 설계에서 했다는 것을 알고, 자세히 건물 곳곳을 보고 싶었고, 두 번째로는 친환경을 주제로 전시를 한다는 것이 이 전시를 보고 싶게 만들었다. 보태니카는 스페인어로 식물학으로서 이번 전시는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에 거주하는 현대 미술가들이 자연과 식물이 어떻게 다루어지고 있는가를 주제로 하는 전시이다. 전시 기간은 2018년 8월 24일에서 2019년 2월 17일까지이다. 양산에 살고 있어 부산까지 오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날이 아주 좋아서 전시를 보기에 적당한 날이었다.
먼저 시립 미술관에 도착하면 전시에 대한 다양한 녹색 포스터들이 자리하고 있는데, 누가 봐도 환경이나 자연에 대한 전시를 의미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입구 부분과 지하 선큰 가든에 설치되어 있는 설치 미술이 멀리서도 보이기 때문에 빨리 전시를 보고 싶어지게 만들었다. 선큰 가든에서부터 입구에 설치되어 있는 조형물이 이 전시의 시작을 알려준다. 카와마타 타다시의 Big Nest로서 거대한 새 둥지를 연상케 하는 설치미술이다. 하지만 이 둥지를 자세히 보며 많은 생각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었다. 그것을 구성하는 것들은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이었다. 사용하지 못하는 건축 자재부터 가구, 책상, 테이블, 의자, 간판 등 일상에서 보는 나무로 만든 것들을 가지고 둥지를 만들었다. 이것이 처음에는 어떤 용도이며, 누구의 것이었는지 지금은 중요하지 않은 상황이면서, 동시에 하나의 둥지를 구성하고 있는 부분이 되어 있는 것이다. 다른 인상 깊은 전시들도 많지만 이 작품이 주는 많은 것들이 건축을 함에 있어서도 건축물의 창조와 재조명에 대한 생각들을 주었다. 내부 전시를 보고 지하에 가서 야외 전시를 보며 날씨가 좋아서 지하 벽면에 전시를 한 한성필의 Green fields : Icelandic Summer가 푸른 하늘과 자연을 그대로 보여주는 전시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지하 공간 중심에 있는 한석현의 다시, 나무 프로젝트가 자연적 나무는 아니지만 정말 하나의 나무와 같은 풍경을 선사해 주고 있다. 도시 속에서 자연을 느낀다는 것이 역설적이지만 현대 사람들이 바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번 전시는 한편으로는 여유로운 시간에 걸음 속도도 여유로워 지며, 나른한 오후를 보내는 느낌이면서, 한편으로는 머릿속에 많은 생각을 담아가는 전시였다. 건축을 함에 있어서 자연을 파괴하는 건축보다는 자연과 같이 함께 하는 건축이 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많은 시간 동안 건축에 대한 생각을 한 것은 아니지만, 건축을 생각해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건축의 끝에 대한 생각을 할 것이다. 끝이라는 것에 대한 시각은 다양하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끝이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하나의 것이 없어지거나 사라짐이 아니라, 다른 무엇인가로 변하거나, 새로운 것으로 그 가치를 더 향상 시키는 것이 우리가 원하는 끝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도 한 인생이 끝나면, 그것으로 그 사람의 영향력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후손이나 영향을 받은 사람이 세상에 살아감으로 그 사람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건축에서도 최근 많이 언급되고 있는 부분들이 이런 것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친환경 건축이나 리모델링 그리고 건축 폐자재에 대한 다양한 생각이나 방식들이 나오고 있다. 무엇이 맞다 무엇이 틀리다고 판단하기 이전에 이런 것에 대한 생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답은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결정하는 것임을 알기에 이런 생각에서부터 변화가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오수진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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