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프로젝트도 설계는 설계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는 벌써 2년이나 지났다. 2017년에 선문대학교 미래비전관의 작업 중 선문대학교에서 정문에 대한 디자인 의뢰를 받았고 짧은 시간 내에 이상민 이사가 국내외 다양한 형태의 사례들을 조사하였고 여러 차례 내부회의를 거쳐서 몇 가지 대안을 학교 측에 전달했지만 결국에는 학교 측에서 다른 사무실에 맡겨서 설계를 진행한다는 통보를 받았고 그렇게 우리는 이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잊고 있었다. 그러나 2018년 1월에 갑자기 선문대학교 시설과에서 연락이 와서 학교를 방문하였더니 정문디자인을 다시 진행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다시 우리에게 디자인을 요청한 이유는 기존에 선정된 업체의 계획안을 교무회의에 올렸더니 참석한 교수들의 의견이 국내에 흔히 있는 대학교 정문들의 짝퉁이라는 의견들이 많아서 결국 선정된 업체의 디자인 능력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총장님을 처음 만났을 때 단순히 우리의 계획안을 보여주고 선택하는 방법보다는 단계별로 검토하여 최소 6개월간 업무를 진행하기로 약속받고 작업을 시작하였다. 여기서 단계별 접근방법이라 함은 대학교의 정문 계획안은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시설물이며 이것은 건축물을 설계하는 것보다 훨씬 고민도 많이 해야 하고 충분한 시간도 필요하며 계획안이 나오면 유형(형태)별로 나누어서 단계적인 보고를 통해서 유형(형태)을 결정하고 최종계획안을 다듬어가며 완성시켜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정문에 대한 디자인이 결정되니 설립자님께 최종승인을 받기 위하여 미래비전관과 동문⦁서문의 디자인도 추가적으로 제출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동문⦁서문의 디자인은 정문디자인에서 제시한 3개의 기둥 형태로서 의견이 좁혀졌고 정문과는 차별성이 있으면서 잘 어울릴 것 같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문대학교 동문⦁서문에 대하여 2018년 9월에 설계계약을 하고 이에 따른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를 최우재 과장이 전담으로 도면작업을 진행하였다. 동문⦁서문이 3개의 기둥 형태의 단순한 조형물이라 생각하고 실시설계를 쉽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많은 고민을 하면서 설계를 하였다. 이렇게 아주 쉬워 보이는 설계일수록 건축과 구조도면에 표현해야하는 것들은 신중해야 하고 도면의 표현 하나하나까지 신경을 많이 써야하기 때문에 실시설계는 집중과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특히 제일 중요한 외부마감의 재료는 유럽에서 생산하는 백색대리석으로 최상의 비앙코 시백을 무광(혼드)으로 마감하여 백색의 느낌을 강조하였고 표면에 발수제를 발라서 오염에 대비하였다. 그리고 안쪽마감까지도 물갈기로 처리하여 행여나 스며드는 오염을 방지하였다고 석재줄눈은 오픈조인트로 마감하여 실리콘에 의한 변색이 생기지 않도록 설계하였다. 아산시청에서 건축허가를 진행하면서도 많은 애로사항이 있었다. 


아산시청 건축과에서는 서문의 위치가 도시관리계획 구역계에 걸쳐있어서 구역계 내에 포함되도록 위치를 옮기라는 요청을 했었다. 이 문제는 우리가 풀 수 없는 문제이기에 결국 학교의 업무를 봐주는 아산시청 앞 토목업체에서 개발행위허가로 아산시청과 협의하여 접수 후 4개월 넘는 현재까지 허가를 진행 중이다. 이제 지루한 건축허가까지도 거의 끝나서 서문 하부에 지나가는 송유관과 관련해서 석유공사의 회신만 받으면 최종 허가가 나게 되고 공고 후 시공업체를 정해서 착공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제는 선문대학교 동문⦁서문이 완공될 때까지 그것을 바라보는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물이 되도록 우리가 감리까지 성공적으로 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글 : 박내범 사장)

선문대학교 동, 서문 설치공사 실시설계 납품 후기

선문대학교 동문·서문 설치계획안의 선문대 미래비전관 계획을 진행 중에 갑자기 시작된 작은 프로젝트였습니다. 선문대학교 주변의 개발과 현재는 미개통된 남측에 이순신대로의 개통에 따른 정문도로 연결, 그리고 이에 맞춰 대학을 상징하는 정문의 필요하게 되어 미래비전관을 계획하고 있는 일신설계에 추가 작업을 요청 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학교 측에서는 현재 미개통된 정문도로를 감안하여 우선 설치가 가능한 동문·서문 계획부터 서둘러 달라고 요청하였지만, 각 문의 위계상 가장 높은 정문의 디자인 계획 후 동, 서문 계획을 하는 것으로 일정을 잡고 진행하였습니다. 정문을 계획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었던 부분은 설치 위치로서 신설되는 이순신대로까지 확장된 가상의 정문대로에서부터 고·저차에 따른 시각적 연속성, 상징성 등을 고려한 최적의 위치가 어디인가를 놓고 매우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최종적으로 계획안 선정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프로젝트 중간에 학교 측에서 타 업체를 선정하게 되어 잠시 중단된 적은 있었지만 선정 업체 계획안이 교무위원회 등에서 반려되면서 선문대학교 시설관리팀으로부터 업무를 재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재개 이후부터 최종 동, 서문 디자인까지는 단순한 디자인 대안만을 계획하는 것이 아니라 선문대학교 교무위원회가 우리 디자인을 납득할 수 있는 수많은 사례와 근거를 조사,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국내 대학교 대문 디자인의 형태 분석 및 문의 정의에 따른 접근, 선문대학교의 건립 이념 및 주변현황 분석 등 다양한 자료 조사를 토대로 보고 자료를 작성하게 되었고,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옛 속담이 있듯이 동, 서문 디자인이 그 무엇보다 멋지게 보이기 위해서 루미온 프로그램을 통하여 동영상을 제작하여 학교 측에 전달하게 되었습니다. 교무위원회의 보고를 끝으로 지금의 동, 서문 디자인을 확정짓고 실시설계 용역을 계약하게 되었습니다. 실시설계 안에는 인허가 행정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단순 공작물이기에 행정절차는 쉬울 것이라 예상했던 것이 큰 오산이었습니다. 동서대학교 정문의 사례를 들어 건축법상 공작물로서 공작물 축조신고 형태로 아산시청 허가과 건축신고 담당관과 사전협의 및 접수를 진행하게 되었는데, 세움터 접수 후 협의부서의 회신이 거의 도착할 때쯤,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도시계획과에서 개발행위허가 대상이 되는지 확인하고 국계법 상 개발행위허가(공작물축조)부터 득하라는 지시였으며, 허가과에서 지적선과 도시관리계획 상 학교용지 구역계가 반쯤 걸쳐있는 서문은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하고 공작물 축조신고를 재접수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도시관리계획 상 학교용지 구역계 변경은 아무리 경미한 사항이라도 최소 2개월 이상이 걸리는 절차였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부적인 법규 검토와 관련 협력업체 자문, 검색이 가능한 범위의 모든 국토부 질의회신을 뒤져보며 협의했던 기억이 납니다. 결과적으로 선문대와 관계된 지역토목업체와 협력하여 아산시청과는 선문대 동, 서문이 건축법 상 공작물이 해당 되지 않는다고 결론짓고 국계법상 개발행위허가만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실시설계 도면 작성 중 가장 검토가 많이 되었던 외장재를 언급하자면 백색대리석인 비앙코 시백을 선정하기 까지 전국에서 최대 규모의 석재회사인 일신석재와 잦은 협의 및 검토를 거쳐 선정하였고, 유지보수 및 관리측면을 고려하여 최고급 발수제 선정까지도 만전을 기했던 생각이 납니다. 

실시설계를 납품한 이후인 지금까지도 서문 근처에 매립된 송유설비로 인한 위치이동검토와 선문대학교 측에서 구조적인 문제가 대두되어 현재 계획된 지내력기초에서 파일기초로 변경가능한지에 대한 검토 등 후속작업이 쉼 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준공되기까지는 아직 갈길이 멀어 보이지만, 이러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여기까지 진행할 수 있게끔 이끌어주신 박내범 본부장님께 이 글을 빌려 감사드리며, 기술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은 조언을 해주신 손판수 이사님과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힘들 수도 있는 일들을 묵묵히 처리해주며 자리를 지켜주는 오수진 사원에게 매번 감사한 마음을 느낀다고 말하고 싶습니다.(글 : 최우재 차장)

© ILSHIN Architects & Engineers Co.,Ltd 2018

floating-button-im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