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포구 멋 살린 워트프론트 만들기 

건물 내외부 잇는 다양한 전이 공간 배치  

지금의 부산 최대 핫 플레이스(Hot Place)로 탈바꿈한 The Bay 101이 들어선 대지는 개발되기 전까지는 주차장으로 사용되던 회색 콘크리트 공터였다. 최고급 마천루 주거단지의 대명사로 탈바꿈한 마린시티와 해운대의 시작점인 천혜의 동백섬 사이에 거의 버려진 땅이었다.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면 이곳은 동백섬과 해운대 사이에 만(灣)이 형성되어 배들의 정박이 가능했던 운촌항이 있던 곳이었다. 


이 프로젝트의 시작은 ‘운촌항 마리나 개발’이란 이름으로 정부 지원을 통해 가능해졌는데, 요트계류장과 지원시설 확충이 원래의 취지였고 국제요트클럽과 해양레저시설 및 부대 서비스 시설들이 들어서 활성화되는 것이 희망이었다. 처음에는 민간사업자의 참여를 기대하기 힘들어 보였다. 공유재산 개발의 성격이다 보니 전체 개발비에 비해 수익시설 면적이 작았고, 까다로운 법규로 인하여 개발의 규모나 조건도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수익보다는 부산의 새로운 문화와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지역 건설업체와 외식사업을 하는 자회사가 민간사업자로 참여하면서 사업이 가능해졌다. 


포구(浦口)의 부활 

더 베이 101이라는 이름은 이곳이 원래 운촌항이 있었던 자리라는 점에 착안해 붙인 것이다. 오랜 포구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만(灣)이자 포구(浦口)의 재발견을 의미한다. 즉 원래의 자연과 포구 기능을 회복하는 재생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부산형 워터프론트 

항구도시인 부산은 워터프론트 공간은 해수욕장 말고는 해안가 상업지역을 꼽을 수 있으나 대부분은 요식업소와 상가들이 점유, 바다 조망을 가로막거나 주차장 등으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 베이101은 바닷가에 새로운 유형의 오픈 스페이스를 조성, 워트프론트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고자 했다. 공공개발의 성격과 까다로운 법규로 인하여 개발밀도를 낮출 수밖에 없다면 건축물이 모든 기능을 담는 백화점식이 되는 것이 아니라 넓은 오픈스페이스 전체를 지원하는 거점시설(STATION)의 성격을 갖게 하고, 비상동선은 제외하고 모든 도로와 주차장은 해안가에서 배제함으로써 건물과 바다 사이엔 해변이자 커다란 광장(臺)이고, 넓은 테라스를 가지는 해변 상가이자 동시에 선착장인 복합적 광장의 유형을 창출하려 하였다. 


부산의 핫 플레이스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장소가 될 수 있도록 이곳만의 입지적 특성을 잘 살리려 하였다. 해운대 백사장 끝자락의 동백섬, 마주하고 있는 초고층 마천루들, 운촌항의 자취가 남아있는 옛 포구의 정취, 마리나에 정박해 있는 요트가 만드는 풍경 등을 조합, 부산의 새로운 핫 플레이스 만들기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다. 


조화와 긴장의 매개체 

낮은 동백섬 배경에 결코 과하지 않고, 초고층의 수직성에 주눅이 들지 않도록 낮고 긴 매스를 단아한 사각박스로 펼쳐놓았다. 전체적으로 흰색 매스로 구성하여 초록의 동백섬과 코발트색 바다를 더욱 돋보이게 하면서, 넓은 매스에 입면을 수많은 수직 띠로 분절시킴으로써 건물의 육중함을 완화하고 지루하지 않도록 하되, 그 폭을 다양하게 두어 외부에서는 획일성을 지양하고 바람에 흔들리는 물결 같은 변화의 느낌을 부여하고, 내부에서는 수많은 다른 프레임들을 통해 연출되는 각양각색의 풍경과 공간 프로그램들을 조직하도록 하였다. 


에지(Edge) 공간을 통한 멋내기 

바다와 땅의 경계(Edge)에서 조화와 긴장을 더하며 다양한 풍경을 간지나게(멋있게) 매개하려했던 배치와 전체 건물 구성의 방식은 건축물 내부에서도 반복된다. 멀리서보면 완결된 사각 박스처럼 보이지만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내부와 외부뿐만 아니라 이 둘을 매개하는 다양한 전이 공간으로 가득 차 있다. 이는 강력한 입면 요소였던 수직 띠와 건물의 외벽이 만나는 다양한 방식이 제공하는 다양한 건축적 공간이다. 이 내외부의 전이공간들은 전체 건물의 표피를 늘리고 다공성을 향상하는 역할을 한다. 1층에선 입구 공간, 보행자 통로, 내부 기능의 연장인 테라스 식당으로 기능한다. 중심광장은 건물의 전 층을 묶는 커다란 건축공간을 창출하며 동시에 외부의 동백섬과 마천루, 요트시설 등 주변 공간들을 기능과 시각적으로 연계하고 매개하는 중심역할을 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다양한 입면 요소에 의한 다양한 경계 공간 만들기는 2층에서는 테라스, 옥상에서는 여러 방식의 개방성을 갖춘 옥상정원 형태로 조성하였고, 이러한 공간이 또 다른 다양한 입면 구성과 직조되며 수많은 풍경을 제공하도록 하였다. 


더 베이 101은 배치에서 디테일까지 모두 다양한 요소들이 만나는 경계의 풍성함을 살리는 방법을 통하여 건물 전체의 의미와 멋을 추구하려 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건축적 의도가 사업자의 창조적 마인드와 함께 이곳을 사람들이 좋아하는 장소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믿고 싶다.  (글 : 김승남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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