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본사에서 TF팀 파견, 설계과정 일일이 협의 

‘편하고, 질리지 않는 보통의 좋은 건축물’ 탄생

지명현상공모를 통하여 당선된 프로젝트. 


일신설계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독일회사와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설계작업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다. 대상지는 부산시가 국제산업물류도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부산신항, 철도역 및 낙동강 인근에 조성한 미음산단에 있고 주변이 봉화산과 보배산으로 둘러싸인 평지여서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Green Field Project’로 이름을 붙였다. 대지는 남서쪽 20m 도로를 면하여 폭이 약 220m, 깊이가 125m가량인 장방형의 반듯한 형상이었다. 


이 계획의 핵심은 다양한 고품질의 유압 파워 유니트와 컨트롤 블록 생산 시스템을 구현하는 공장을 짓는 것이었다. 보쉬 측은 이미 전 세계에 수많은 공장건설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자체 표준 공장디자인 시스템을 이미 가지고 있었고, 설계과정에서는 독일 본사에서 건축설계, 공장시스템, 설비시스템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공사비 조정을 위한 재무 전문가들로 구성된 건축 T/F팀이 계획단계부터 파견되어 전 설계단계의 파트너로 지원했다. 그들이 제시하는 표준 시스템을 바탕으로 대지 특성과 환경, 물가와 법규 등에 맞는 계획을 수립하고 토론과 피드백을 거듭하며 설계의 마지막 부분까지 검토와 결정의 과정을 통하여 안을 완성하였다. 이러한 의사결정은 과정 중에는 많은 노고와 인내심이 있어야 하는 작업이었지만 모든 가능성을 내어놓고 대화를 통하여 최상의 대안을 찾는 합리적인 방법이었고, 결과적으로는 모두가 수용 가능한 결정에 오히려 더 빠르게 도달할 수 있었다. 


특히 이 프로젝트는 일신설계에겐 전 설계가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방식으로 진행된 첫 프로젝트였다. 기존의 CAD가 손으로 그리던 도면을 컴퓨터로 작성하는 2차원적인 작업이라면, BIM은 Revit 같은 프로그램으로 건축설계에 관련된 모든 재료, 기술 등 빌딩 정보를 입체(3D)적으로 모델링 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 방식의 장점은 건물의 요소 간의 바람직한 상호관계를 정확히 구성함으로써 계획뿐만 아니라 건물과 설비 성능 및 효율 등의 유지 및 관리에서 최상의 유기체로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그것을 위하여 모든 정보 값들을 고려하고 결정하여 유형을 통해 정보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기존의 작업에 비하여 몇 배의 시간과 비용이 드는 작업이었고, 건축 외 설비 등 기타분야가 함께하지 못했을 때 실효성이 적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는 보편화할 이 방법으로 설계를 시도한 것은 큰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모든 사안과 사항에 대하여 합리적 대안을 찾으려는 건축주가 있었기에 그 의미가 있었던 작업이었다. 


이러한 프로세스를 통하여 이 초원(Green Field) 위에는 지극히 단아한 시스템이 구축되었다. 전체 대지를 도로가 감싸고 대로로부터 3영역(Block)으로 나누어 대로변엔 방문객들과 직원 주차장, 그 뒤엔 방문객들이 잦고 보행으로 가까운 곳에 사무동 블록과 도로를 사이에 두고 공장영역으로 구분하여 도시적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이는 어느 시설이나 차량접근이 가능하게 하고, 미래의 변화에 대한 융통성 및 소방 등 방재가 용이하게 하였다. 사무동과 공장동 모두 양 단부에서 접근이 가능하도록 하여, 진입도로에서 가까운 북서쪽에 주진입구를 두고 건물 배치를 시작하고 축 방향으로 증축할 수 있도록 하고, 증축되기 전에는 오픈 스페이스로 기능하도록 하였다. 그 끝에는 차량 및 서비스 동선이 출입할 수 있도록 하였고, 그 동선과 연계하여 쓰레기처리 및 창고 등 다목적 지원시설을 두었다.  


입면 계획 역시 공장에는 글라스 울 패널, 사무동에는 미네랄 울 패널 및 알루미늄 시트를 사용하여 세계 전역에 사용된 자사의 표준 디자인을 기반으로 지극히 단아하면서도 유지관리가 쉬운 재료와 디자인을 제시하였다. 


실현된 건축물을 보면 계획의 모든 부분에서 특별히 독특할 것도 없다. 하지만 배치의 결정부터 재료의 선정까지 수많은 토론과 소통을 통해 하나하나 결정한 결과 편하고, 질리지 않으며 모든 면에서 지속 가능한 보통의 좋은 건축물이 탄생한 것이다. (글 : 김승남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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