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는 기능성 최우선, 외부는 곡선 이미지 강조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은 원래 중앙동 부산세관 안쪽 제1부두 잔교 위에 있었다. 1978년 5월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를 본 따서 지은 이 건물은 건설된 지 40년이 가까워 낡고 협소한데다 해마다 증가하는 여객 수를 감당하는 데 한계에 이르렀다. 그래서 북항 재개발 사업의 앵커시설로서 부산역 및 원도심과 바로 연결되는 위치로 이전신축하게 됐다. 일신설계는 이미 2002년과 2007년 등 중앙동 기존의 여객터미널의 부분적인 증개축 및 리노베이션에 지속적으로 참여한 인연이 있던 중 2011년에 T/K 설계 컨소시움에 참여하여 당선되어 실시설계까지 완수하게 되었다. 계획 시 설계의 주안점을 기능성 최우선에 두었다. 입국과 출국, 승객과 화물, 주차와 대중교통 이용, 보안과 개방, 대기와 이동, 휴식과 업무, 소음과 안식, 특히 복잡한 관세와 출입국관리, 검역을 위한 CIQ공간, 갱 웨이를 포함한 통과 공간에서의 다양한 기능들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것이 여행객들의 첫인상과 감정을 형성한다. 이를 위하여 마치 선박 내부구조나 스마트폰같이 계획되었다. 수많은 사람과 요구들의 다양한 기능을 수용하면서 더 복잡해지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단순해져서 누구나 자신이 있는 위치와 가야 할 방향을 읽기 편한 보편적 디자인(Universal Design)이다.
우선 1층 전체를 주차장으로 계획하였다. 매립지인 점을 고려, 지하주차장을 계획하지 않고, 필요한 주차장은 1층과 야외에서 해결하고 전기실 기계실 등을 지상에 두기로 한 것은 해수면 상승이나 방재를 위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2층은 공항과 같이 승용차나 택시들이 출국장에서 내려주고 입국에서 탈 수 있도록 커브사이드(Curbside)를 직접 연계하고 하나의 공간에서 입국과 출국 로비를 공유하여 이용객들의 시간차에 따른 밀집도를 융통성 있게 조절하도록 하였다. 입국과 출국을 양단부에서 배치하여 기능을 분리하였다. 3층은 오픈시켜 답답하지 않은 개방공간을 창출하였고, 2층에서 4층 입출국장으로 직접 연계되도록 하였다. 4층 역시 입출구 공간을 양분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고, 이는 추후 승객들이 더 급증하면 층별로 입출국장을 분리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4층에서는 갱웨이를 통하여 선박으로 연계되고 3층에는 장래 부산역 및 북항 재개발 지역에서 보행을 통하여 연계될 수 있도록 하였다. 5층은 제2의 벡스코(BEXCO)로서 MICE 산업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국제적 규모의 컨벤션 홀, 컨퍼렌스 홀 및 다목적 이벤트 홀을 계획하였다. 외관은 철저하게 복잡한 기계와 공간을 감싸는 공장과 같은 기능적 건물 이미지 보다는 대중들에게 보다 부드럽고 친근하며 인지성을 높이고자 곡선을 일부 사용하여 고래, 파도 등을 연상할 수 있도록 형태 단서를 제공하였다. (글 : 김승남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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