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망 이미지 외피로 방송사 이미지 부여

KNN(Korea New Network)가 사옥을 센텀시티로 이전하기로 한 것은 앞을 내다본 사업전략에서였다. 당시 허허벌판이던 센텀시티가 단 기간에 서울 강남처럼 변모될 것임을 예상하기란 당시로써는 쉽지 않았다. KNN은 매입한 부지의 약 1/3만 개발하기로 하고 거기에 28층의 건물을 짓되 이 중 5개 층 정도만 방송시설로 사용하고 나머지 층들은 분양 및 임대용으로 개발, 건물건립비용을 해결한다는 방침이었다.  


건축주의 이런 방침에 따라 우선 향후 미 개발부지에 대한 다양한 신축 시나리오까지 고려하여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그 마스트플랜에 따라 사옥의 규모와 위치 및 방향을 결정하였다. 주변이 영화의 전당, 신세계 백화점, 동서대학교, 시청자미디어센터를 비롯한 벤처타운 등 매력적인 도시거점들에 둘러싸여 있어 향후 이들과의 연계성을 고려하였다. 특히 수영강과 APEC나루공원에서 ‘영화의 전당’으로 이어지는 오픈스페이스가 KNN 사옥에 의해 단절되는 것이 아니라 관통하는 보행축이 되도록 배려했다. 또한 방송국과 기타 시설 영역을 자연스럽게 분리하여 각기 독립성과 안정성을 확보하였다. 즉 9-28층의 분양형 사무실은 북향 중심에 코어를 배치하고 남향과 동서향 끝부분에 U자로 사무실을 배치함으로써 장산을 등지고 수영강, 해운대와 광안리를 품에 안는 최고의 조망과 향(向)을 갖는 공간이 조성되도록 했다.


특히 신중하게 고려한 점은 건축물 자체에 KNN 브랜드(Brand)를 부여하는 작업이었다. 양적으로는 분양건물에 가까운 건축물이나 건물 전체를 볼 때는 KNN사옥이라는 것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게 했다. 그래야 분양과 임대에서 유리하다는 판단도 있었다. 


경제적으로 KNN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방법은 우선 바다와 산, 강이 펼쳐진 360도 파노라마뷰라는 최상의 조망권과 향을 가지면서 지극히 기능적이고 경제적인 커튼월 건축물을 계획하고, 그 위에 부가적으로 새로운 네트워크(NEW NETWORK) 형식의 외피를 부가하는 것이었다. 상층부에는 네트워크(그물)와 직선과 사선으로 이루어진 영문 KNN 글자 이미지에서 유추한 X자 Bracing(버팀띠), 저층부는 좀 더 조밀한 천공판(Punching Metal)의 자유로운 구성을 통하여 지극히 기능적이고 보편적인 건축물 위에서 자유롭게 펼쳐지는 모습이 새로운 네트워크를 표방하는 KNN 이미지에 부합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저층부의 천공판은 시공의 어려움과 낯선 재료의 사용에 대한 거부감 등으로 알루미늄 패널로 대체되었고, 전면부의 이미지를 제외하고는 당초 가볍고 자유롭게 네트워크를 구상하려는 의도와 디테일들은 그 흔적만 남아있다. 


이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KNN 신사옥은 원래 목표했던 방송사 이미지의 건축화를 통하여 타 건물과 차별화하려는 전략적 목표를 잘 수행했고, 센텀시티 전체 이미지를 각인시키며 당당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글 : 김승남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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