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 위한 커뮤니티센터 기능부여에 역점
동래문화회관 역시 지자체의 독립성과 문화 역량 함양을 목표로 조성사업이 시작되었고 현상설계를 통하여 시작한 프로젝트이다. 같은 시기에 계획된 금정문화회관이 음악공연장의 비중이 크게 고려된 것에 비해 동래문화회관은 강당동의 규모가 훨씬 작아 예술 공연보다는 강연회와 학예제 중심으로 계획하였고, 세미나실, 취미교실, 다목적 홀, 식당과 야외카페를 갖춘 생활문화동 등 지역주민들의 다양한 문화적 욕구와 활동을 충족시켜줄 커뮤니티 센터의 성격이 강조되었다.
동래문화회관의 입지는 대중교통 접근성이 취약했기에 넓은 주차장이 있어야했고, 가용지는 협소한 데다 경사가 컸으며 대지는 산으로 둘러싸여 세상과 단절된 분지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그 형상이 동래라는 내륙 양반문화와 산이 많아 이름 붙여진 부산(富山)의 태생에 걸맞아 그 땅의 형상대로 건축계획을 세웠다. 대극장과 소극장이 별동으로 구성되는 타 문화회관과는 달리 레벨 차이를 이용하여 건폐율을 줄이고, 진입 주차광장부터 앞마당, 놀이마당, 큰 마당, 아래마당, 사이마당까지 다랭이 논처럼 다양한 마당을 레벨에 따라 펼쳐놓았다. 이는 외부 공연이 많은 동래의 전통문화와 주민들의 일상을 위한 오픈스페이스를 보다 많이 제공하려는 의도였다. 재료도 지역 전통문화 성격이 다소 무거울 수 있어 무거운 석재나 가벼운 유리나 알루미늄보다는 재료의 물성(物性)을 그대로 드러내면서도, 자연 및 전통과 균형을 맞추고자 노출 콘크리트를 사용하였다. 부산의 공공건축에 처음 시도한 재료라 구청의 반대가 심하였고 따라서 완전 노출 콘크리트로만 건축물을 조성하려던 애초의 의도는 일부 도장을 통하여 변경되어 아쉬움을 남겼다.
바깥마당과 안마당 사이에 전통적 열주방식을 차용하여 스카이 브리지를 두어 지역 고유의 이미지를 부여하면서 넓게 펼쳐진 외부공간을 적절히 분할시키고, 공연 시 좋은 배경장치이자 동시에 관람 장치가 될 수 있도록 하였다. 비록 접근성이 좋지 않은 점이 아쉽지만, 동래사적공원의 중심에서 복천고분군-복천박물관-동래읍성역사관과 부산의 원조를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고자 하였다. (글 : 김승남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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